차체에 낀 채 제주 앞바다를 건넜던 수리부엉이가 무사히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23일 제주대학교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전라남도에서 근무하는 화물차 운전기사 A씨는 지난해 12월15일 제주항에 입항한 직후 인근의 한 주유소에서 화물차를 정비하다 운전석과 화물칸 사이에 낀 수리부엉이를 발견했다.

황갈색 몸에 검은 줄무늬가 있는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 텃새다.

A씨의 신고로 센터 측이 출동할 당시 수리부엉이는 다리가 마비된 채 심한 탈진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이날 센터로 급히 옮겨진 수리부엉이는 골반 손상, 대퇴골 탈구 진단을 받고 수개월간 전담 관리사 관리 아래 물리치료와 재활훈련을 받았다.

최근 건강을 되찾은 수리부엉이는 지난 20일 항공·차량편을 통해 고향인 전남 화순군 용계 저수지 야산으로 돌아갔다.

센터 관계자는 "수리부엉이의 경우 제주에서는 1980년 1마리가 채집된 이후 공식적인 관찰·채집 기록이 없다"며 "제주에 방생할 경우 자연 부적응, 생태계 교란 등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방생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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