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부터 제주에서 고입선발고사(연합고사)가 폐지되면서 올해 중학교 3학년은 별도 선발고사 없이 '내신 100% 전형'으로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됐다.

내신성적은 교과 성적 240점(80%), 비교과 성적 60점(20%) 총 300점 만점이다.

교과 성적은 학년별로 1학년 10%(24점), 2학년 30%(72점), 3학년 60%(144점)를 반영한다.

단 자유학기제 운영 학기는 교과 성적이 반영되지 않고, 해당 학년 다른 학기의 교과 성적이 2배로 반영된다.

비교과 성적은 출결상황과 봉사활동 각 6%(18점)씩, 자율활동·동아리활동·학교스포츠클럽·독서활동이 각 2%(6점)씩 반영된다.

이 같은 내신 100% 전형 도입은 민선 6기 이석문 교육감 시절 추진된 것으로, 의무교육 본래 취지에 맞는 학생 참여형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 등을 안착시키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지난 2015년 이 방침을 발표한 제주도교육청은 선발고사 폐지에 따른 영향을 고려해 3년간 유예기간을 갖고 3년 후인 2018년 12월부터 적용하게 됐다.

단 한 차례의 선발고사 준비를 위해 중학교 3년간 꿈과 가능성, 건강을 소진하는 문화를 개선하고, 암기 위주의 교육이 아닌 학생 중심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게 교육청의 목표다.

그런데 지난 2000년 이미 선발고사를 없앴다가 실패를 맛보고 다시 부활한 적 있기에 또 다시 같은 수순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시에도 내신 100%로만 고등학교에 진학하도록 했으나 학교 내 급우 간 경쟁 심화, 내신성적 산출에 대한 민감함, 고등학교 진학 후 학습능력미숙 등으로 인해 문제가 불거지자 중단 2년 만인 2002년 선발고사를 부활시켰다.

고입선발고사 폐지를 둘러싸고 기대감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가운데, 6·13 지방선거 제주도교육감 선거가 치러지면서 '고입제도'가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제주도의회 교육의원 출신인 김광수 후보는 "내신 100% 전형은 무책임한 졸속대책이자 교육현실을 부정하는 불공정한 제도다. 이미 2001‧2002년 실패했던 정책"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입선발고사 폐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특히 김 후보는 "내신 부담은 연합고사 못지 않다"며 "공부를 소홀히 하다가 3학년 가서 노력해 고등학교에 진학해보려는 아이들에 대한 배려가 모자라다. 커트라인 뒤쪽 20%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고교체제개편 안정적 완성을 목표로 재선에 도전한 이석문 후보는 "연합고사를 실시하는 곳은 전국에서 제주가 유일하다. 폐지하지 않으면 제주교육이 단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 제가 교육감에 출마한 이유"라며 현행 내신 100% 전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단호히 했다.

이 후보는 "평상시 열심히 노력하는 아이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는게 정의로운 사회이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 다양성을 이야기하면서 객관적 정답만 요구받는 상황으로는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고 선발고사 폐지가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6‧13 지방선거를 3일 앞둔 현재, 양 후보의 의견이 팽팽이 맞서면서 과연 어느 후보의 공약이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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