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중학교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줄이기 위해 학교와 교육지원청 사이에 '학교지구(School District)'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돼 주목된다.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김민호 교수)은 16일 제주웰컴센터 웰컴홀에서 '제주도교육청 조직진단 및 개편(안)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용역진은 도교육청 조직개편안을 Δ지구 설치·운영안 Δ교육지원청 조직개편안 Δ교육중심 학교 시스템 개선안 Δ본청·직속기관 조직개편안 등 크게 4개 부문으로 연계 구성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지구 설치·운영안이다.

용역진은 '지구'에 대해 초·중학교 교사가 수업과 교수학습, 평가혁신, 학부모 상담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밀착 지원하는 제주시·서귀포시교육지원청 산하의 통합형 행정조직이라고 정의했다.

지구 설치·운영안은 지구를 현안문제대응팀, 방과후 복지팀, 시설팀, 일반행정팀 등 4개팀으로 구성하고, 각 팀에는 학교행정 지원 인력과 학교·교원 지원 인력(전문장학직·일반행정직)을 배치하는 안으로 제시됐다.

또 지구장은 과장급으로 공모하고, 세부적인 팀 구성과 인원 규모는 지구 특성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다. 지구 사무실은 도교육청이 소유한 해당 지구 내 공공시설에 마련토록 했다.

용역진은 19개 초·중학교가 있는 제주시 조천~구좌~우도 권역에서 1개 지구, 13개 초·중학교가 있는 서귀포시 대정~안덕 권역에서 1개 지구를 각각 시범운영한 뒤 도 전역으로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그간 단위학교를 지원해 왔던 제주시·서귀포시교육지원청의 기능은 대폭 축소됐다.

교육지원청 조직개편안은 지구 시범운영 기간 동안에는 조직과 인력을 유지하되, '지구 책임경영제' 정착을 목적으로 단계적으로 기능을 줄여 장기적으로는 교육지원청이 유아·특수·평생교육, 총무 등 기본 업무만 수행토록 짜여졌다.

용역진은 이 같은 내용의 지구 설치·운영안과 교육지원청 조직개편안을 배경으로 교육중심 학교 시스템 개선안을 마련했다.

개선안에는 학내 교육과정운영팀을 그대로 두되, 교육과정지원팀의 경우 일부 업무를 지구로 이관한 뒤 팀 내에 학생지원팀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교장과 교감의 역할도 세부 조정됐다.

본청 조직개편안에는 교육감 직속 소통담당관실과 정책기획실 내 가칭 '제주교육자치추진단'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날 중간보고회에서는 연구용역 과정에서 도내 학생과 교사, 학부모, 유관기관 관계자들과의 소통이 매우 부족했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와 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 관계자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용역진은 이날 중간보고회에서 나온 의견 등을 수렴해 다음달 10일쯤 최종 보고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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