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에 모처럼 단비 소식이 전해지면서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될 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제주는 제15호 태풍 리피(LEEPI)에서 약화된 열대저압부의 영향으로 차차 흐려져 산지를 중심으로 오후 한 때 비가 내릴 전망이다.

밤부터는 따뜻한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강하게 불면서 16일 오후 늦게까지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15일 낮부터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30~80㎜다.

다만 기상청은 한라산 등 지형적인 효과가 더해지면서 주로 산지와 남·동부에 비가 많이 내리고 북·서부에는 비가 적게 내려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크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비의 경우 예상 강수량은 다소 적지만 이틀에 걸쳐 내리는 데다 현재 가뭄 피해가 극심한 동부에 비교적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장의 가뭄 해갈에는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비가 그치면 이달 말까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이 많은 데다, 기온은 평년(최저 24~25도·최고 29~30도) 보다 높고, 강수량은 평년(7~12㎜) 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비가 고르게 내리면 현재 가뭄 피해가 큰 동부 당근농가에는 단비가 될 것"이라면서도 "비가 국지적으로 쏟아져 흘러가 버리거나, 이달 말 양배추 등 월동채소 파종을 앞둔 서부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을 경우 가뭄 피해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5일과 16일 비가 내리는 지역의 경우 일시적으로 기온이 낮아지겠으나 비가 그치면 기온이 다시 올라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며 농작물 관리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현재 제주도 북·서부에는 폭염 경보 제주도 동·남부에는 폭염주의보,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상태다.

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도내 기상관측소 30곳 가운데 토양의 수분 흡인력을 뜻하는 토양수분장력이 501㎪ 이상인 가뭄 지역은 제주시 신엄리·신촌리·와산리(북부)·동복리(동부)·서광리·동명리(서부) 6곳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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