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세월호 참사, 일본군 위안부 등 시대의 아픔을 춤으로 승화해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고등학생들이 있다.

바로 제주중앙고등학교 댄스 동아리 '스카이(SKY)'다.

2002년 창단한 스카이는 당초 현대·고전무용 장르에서 출발했으나, 오늘날 비보이·팝핀·힙합 등 스트릿 장르를 표방하며 다양한 창작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학생들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주제 선정에서부터 음악 믹싱, 안무 창작, 연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학생들의 아이디어다.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은 단연 주제 선정 작업이다. 학생들은 "춤으로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주제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를 전했다.

그렇게 이들은 2013년에는 학교 폭력, 2014년에는 꿈, 2015년에는 세월호 참사, 2016년에는 한국 현대사, 2017년에는 일본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작품을 완성해 세상에 꺼내 놓았다.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전국학생스포츠클럽대회에서는 창작스포츠댄스 부문 1~2위를 석권하며 명성을 떨쳤다. 제주에서도 다양한 공공·민간 행사에 초청되며 도민들로부터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학생들은 "받은 사랑에 보답하겠다"며 제주시립희망원 등 도내 요양원이나 또래인 청소년들이 기획한 각종 행사장을 찾아 공연을 통해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스카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댄서, 안무가, 연출가 등을 꿈꾼다.

면면을 보면 졸업 후 서울예술대학교, 백제예술대학교 등 예술 전문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가 하면, 댄서 또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기 위해 일찍이 상경 오디션을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선배들로부터 교육 등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기도 하고, 관심분야가 비슷한 다른 학교 또래들과 크루를 결성하며 서로 보완하는 관계를 맺기도 한다.

단장인 오서현 학생(18)은 "방학인 데도 낮에는 학교에서, 밤에는 연습실에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어 힘들긴 하다"면서도 "같은 꿈을 꾸는 친구들과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요즘 스카이는 올해 70주년을 맞은 제주4·3을 주제로 한 작품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연말 전국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열정과 투지도 최고조다.

고대홍 지도교사는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계기로 삶에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며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보람이 크다"며 "학교에서는 앞으로 다양한 장르별 교육을 통해 학생들을 뒷받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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