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로 올해 고등학교 무상교육·급식을 전면 시행하고 있는 제주도교육청이 내년부터는 학생들의 교육복지 증진에 본격 나선다.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은 7일 제주도교육청 기자실에서 '2019년도 교육비특별회계 세입 세출 예산안' 편성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총 1조2012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 예산안은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 학생들에게 방과후 학교 수강비를 지원하고, 4대 중증 질병을 앓고 있는 학생들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등 교육복지 분야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 교육감은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을 넘어 아이 한 명, 한 명을 포기하지 않는 '현미경 복지'를 실현하겠다"며 "앞으로 모든 아이들이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교육복지특별도를 완성해 나갈 것"이라고 실천의지를 피력했다.

◇다자녀 방과후학교·4대 질병 치료 지원 '전국 최초'
도교육청의 내년도 예산안 세부 내용을 보면 전국 최초로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의 모든 학생들에게 연간 1인당 60만원의 방과후 학교 수강비를 지원하는 내용이 가장 눈에 띈다.

혜택을 받게 되는 학생 수는 총 7270명(초 4850명·중180명·고2240명), 소요 예산액은 총 43억6200만원이다.

예산안이 확정되면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은 방과후 학교 수강비를 포함한 모든 수익자 부담 교육비에 대한 걱정 없이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된다.

앞서 도교육청은 올해 무상교육·급식을 초·중학교에서 고교로 확대하면서 저소득층을 비롯한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 학생들에게 교복비·수학여행비 각 35만원, 교과서비 9만원, 수련활동비 3만5000원 등 대부분의 수익자 부담 교육비를 추가 지원해 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산 관계로 유일하게 지원되지 못했던 방과후 학교 수강비까지 이번 예산안에 포함되면서 세 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 학생들은 1인당 연간 총 360만원(수업료·급식비 제외)의 혜택을 받게 됐다.

중증 질병을 앓고 있는 학생에 대한 치료비 명목으로 10억500만원이 편성된 점도 특징이다. 이 역시 전국 최초 사례다.

우선 지원 항목을 '소아암·심혈관 질환·뇌혈관 질환·희귀 난치병'으로 구분한 도교육청은 예산안이 확정되는 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정확한 현황 파악과 함께 제도 기반을 마련한 뒤 하반기부터 지원을 시작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 교육감은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현재 모호한 지원 기준과 관련해 "첫 사례인 만큼 보완이 필요하다. 정부 지원과 중복되지 않는 범위에서 플러스 알파가 가능한지 우선 검토해야 한다"며 "공공의료의 정의와 책임 범위를 새롭게 논의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시설 개선해 공립유치원 22학급 신·증설도

이번 예산안에는 학교 시설 개선 관련 예산 총 517억7000만원도 편성됐다.

항목별로 보면 다목적강당 증·개축 323억3600만원, 교실 증·개축 140억원, 냉·난방 시설 개선 63억6000만원, 석면함유 시설물 개선 30억3200만원, 내진 보강 8억4200만원, 학교 생태숲 조성 6억원 등이다.

도교육청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해당 예산을 조기 집행해 나가기로 했다.

기존 확보된 시설비 내에서 추진되는 공립유치원 신·증설(22학급) 사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교육청은 내년 동광초·백록초·신창초·김녕초 동복분교장에 병설유치원(총 6학급)을 신설하고, 함덕초·보성초·동화초·외도초·노형초 등 14개 학교 병설유치원 학급 수를 16개 더 늘릴 예정이다.

내년 유치원 교사 정원 확대, 교육부의 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 등에 따른 조치다.

이 교육감은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을 실현하는 교두보를 충실히 만들어 가겠다"며 "교육복지특별도 완성의 주춧돌을 쌓는 것과 함께 4차 산업 혁명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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