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매립장에서 기계에 끼여 중상을 당한 공무직 근로자가 재활용품을 잘 선별하기 위해 남들 보다 일찍 출근해 청소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더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제주환경시설관리소 소속 공무직 근로자 양모씨(50·여)는 15일 오전 8시쯤 아직 다른 직원들이 나오기 전 조금 이른 시간에 회천동 봉개쓰레기매립장으로 출근했다.

양씨가 사고를 당한 광학선별기는 제주시 곳곳에서 모은 재활용품을 플라스틱과 캔·철류 등으로 구분하고 실제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과 그렇지 않은 물품을 선별하는 장치로 2012년 설치됐다.

기계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재활용에 탈락한 물품은 소각된다.

2016년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도입 이후 제주에서는 재활용품 수거량이 급증했다.

2016년 470톤이던 재활용품 하루 평균 수거량은 지난해 537톤으로 14% 증가했다. 봉개쓰레기매립장은 40톤 정도가 처리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재활용품 선별기는 밤12시까지 쉴새없이 작동해야 한다.

재활용품 수거량이 급증한 반면 실제 재활용률은 2014년 56%에서 지난해 57%로 큰 변화가 없었다.

재활용률이 정체 상태를 보이는 건 재활용품과 소각해야할 쓰레기를 섞어서 버리는 사례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양씨가 이날 일찍 출근해 선별기 내부를 청소한 이유도 뒤섞인 재활용품을 제대로 선별해 작업을 원할하게 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처 양씨가 기계 안에 있는 줄 몰랐던 다른 직원이 기계를 작동시켜 사고를 당했다.

양씨는 머리와 척추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나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기계에는 사고에 대비해 작업을 중단시키는 기능은 있으나 기계 작동 전 알림벨이 없었다.

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작업 전 소리를 울려 근무자들에게 알리는 알림벨을 장착하기로 했다.

재활용품 선별기는 정확한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작동이 중단됐다.

사고 이후 광주지방노동청과 안전보건공단 등이 현장을 찾아 문제점들을 살폈다.

이번 사고로 당분간 재활용품 선별기 작동이 중단되면서 가뜩이나 매립장 포화로 애를먹고 있는 쓰레기와 재활용품 처리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평소 부지런했던 양씨가 일찍 출근해 선별기를 청소하다 다친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들의 노동강도를 줄이고 안전문제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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