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에서 생산된 압축쓰레기 1782톤이 필리핀 민다나오섬으로 불법 수출된 데 대해 제주시가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윤선홍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은 14일 제주시청 기자실에서 제주시 압축쓰레기 불법 수출 사태에 대해 "도외반출 과정에서 최종 처리를 철저히 확인하지 못해 제주의 청정환경 이미지를 실추시킨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제주시에 따르면 제주시 회천매립장 내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소각장)는 시설 노후화와 쓰레기 급증으로 2015년 8월 고형연료 생산시설을 가동했다. 소각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파쇄·선별·분쇄·압축·포장해 연료로 사용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고형연료가 음식물쓰레기 혼입으로 '수분 25% 미만'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제주시는 고형연료 중간처리물인 압축쓰레기를 도외로 반출해 처리하기로 했다.

시는 제주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를 운영 중인 한불에너지관리㈜에, 한불에너지관리㈜는 폐기물 종합처리업체인 ㈜네오그린바이오 등에 이를 위탁했다.

사태는 2017년 1월 ㈜네오그린바이오가 2016년분 압축쓰레기 2712톤을 제주항을 통해 필리핀 세부항으로 수출했다가 같은 해 3월 반송조치 당하면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평택항으로 반송된 압축쓰레기는 세관의 입항 거부로 약 두 달 동안 바다 위에서 대기하다가 그 해 5월 평택항에 하역됐다. 이후 평택항의 처리 요청으로 930여 톤만 창원의 한 소각처리시설에서 처리됐다.

이후 ㈜네오그린바이오는 나머지 미처리 압축쓰레기 1782톤과 국내 7~8개 업체 폐기물을 합해 총 5100톤을 지난해 7월 필리핀 민다나오섬으로 다시 수출했다. 현재 해당 쓰레기는 반송 조치 없이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하역된 상태다.

현재 ㈜네오그린바이오는 2017년분 압축쓰레기 9262톤도 자체 처리하지 못하고 군산항 자유무역지구 내 ㈜대우로지스택 물류창고에 보관 중인 실정이다.

당초 ㈜네오그린바이오는 2016년 한불에너지관리㈜와 위탁 계약을 체결할 당시 사업계획서에 압축쓰레기를 동남아시아로 수출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이날 브리핑에서 윤 국장과 김동석 한불에너지관리㈜ 제주사업소장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계약을 체결했고, 압축쓰레기가 필리핀으로 불법 수출됐다는 사실은 압축쓰레기가 평택항으로 반송됐던 2017년 5월 뒤늦게 인지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는 이미 한불에너지관리㈜와 ㈜네오그린바이오가 계약(1년)을 갱신한 뒤였다. 현재 한불에너지관리㈜와 ㈜네오그린바이오 간 계약은 만료된 상태다.

김동석 한불에너지관리㈜ 제주사업소장은 "계약 등에 대한 미숙한 관리·감독으로 이런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해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군산항에 있는 압축쓰레기를 빨리 처리할 수 있도록 조속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윤 국장은 "압축쓰레기 도외 반출은 지난해부터 제주시 환경시설관리소에서 직접 입찰공고를 통해 업체를 선정해 처리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행정조치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시에서 생산된 압축쓰레기는 총 9만64톤으로, 이 가운데 4만2202톤은 도외로 반출됐으나 4만7862톤은 여전히 회천매립장에 쌓여 있는 상태다.

윤 국장은 "올 연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시설(하루 소각량 500톤)이 준공되면 해당 시설에서 압축쓰레기를 처리할 계획"이라며 "압축쓰레기는 선별·건조 과정을 거쳐 연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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