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앞으로 다가온 2020년 21대 총선 키워드를 제주의 특성을 고려해서 꼽자면 '민주당', '이주민', '원희룡' 이렇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5연속 승리냐, 야당의 탈환이냐가 정가의 관심사다.

제주지역 총선은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16년 20대까지 3개 선거구(제주시 갑·을, 서귀포)모두 내리 4번을 민주당이 독점했다. 20대 총선에서 당선자가 바뀌기는 했지만 민주당 소속이라는 건 변함없었다.

만약 21대 총선까지 민주당 후보들이 당선한다면 5연속 승리를 기록하게 된다.

다만 그동안의 총선은 인물론, 탄핵 등 중앙정치권 변수, 자유한국당 도당 내부 분열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해 나타난 결과로 제주민심이 특정정당에 쏠렸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도지사 선거 경우 민주당은 2006년부터 2018년 지방선거까지 단 한번도 당선인을 배출 못했다.

제주에서는 정당보다는 '궨당(혈연이나 학연, 지연 등을 일컫는 제주어)'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무소속이 힘을 발휘했다.

오히려 물갈이론이 확산되면 현 민주당 의원들에게 불리한 형국이 될수도 있다.

특히 민주당은 당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경선 후 통합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주민 표심도 변수 중 하나다.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선거인수는 4년전인 2014년 지방선거 46만7182명보다 6만28명, 2010년 42만4098명에 비하면 10만명 이상이 늘어났다.

2016년 4·13 총선 제주 선거인수 49만7710명과 비교해도 2만9500명이 증가했다.

아직 확정 전이지만 2020년 선거인수는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지역정치권은 선거인수 증가가 제주 이주 바람과 관계있는 것으로 보고 이주민 표심 잡기에 공을 들였다.

이주민은 고향도 다르고 학교도 다르니 초중고 동창회나 마을 자생단체 등을 중심으로 한 "누구의 친척, 누구와 같은 학교"식의 전략이 통하지 않아 정책에 무게를 뒀다.

무소속 원희룡 지사의 행보도 관심사다.

원 지사는 최근 공식석상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하는가 하면 대학동기인 조국 법무부 장관의 저격수를 자처하는 등 도민만 바라보겠다던 민선7기 초기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원 지사가 정치적 외연을 확장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대 총선에서는 일부 새누리당 후보들이 원 지사와 찍은 사진을 현수막으로 제작하는 등의 '원희룡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원 지사는 이같은 세간의 시선에 총선 출마도, 정당 입당도 없을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원 지사는 지난 4일 도청 기자실을 찾은 자리에서 "지금 정치상황에서 입당 생각이 없다"며 "도정에 전념해 도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3개 선거구 누가 거론되나

제주시 갑 선거구는 삼도1·2동부터 용담1·2동, 오라동, 연동, 노형동, 도두동, 이호동, 외도동, 애월읍, 한림읍, 한경면, 추자면까지 제주시 서부지역을 아우르는 곳이다.

민주당 4선 중진인 강창일 의원(67)의 5선 도전 여부가 최대 화두다.

민주당에서는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64·노형동 갑)과 박원철 도의회 환경도시위원장(57·한림읍),박희수 전 도의회 의장(58)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야권에서는 구자헌 자유한국당 도당위원장(51)과 장성철 바른미래당 도당위원장(51), 고병수 정의당 도당 위원장(55)의 출마가 유력하다.

김영진 제주관광협회장과 고경실 전 제주시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무소속이지만 보수계열 후보로 꼽힌다.

제주시 동부권인 을 선거구는 일도1·2동과 이도 1·2동, 건입동, 화북동, 삼양동, 봉개동, 아라동, 구좌읍, 조천읍, 우도면 등이다.

민주당에서는 오영훈(51) 의원의 재선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경학 도의회 운영위원장(54·구좌읍)과 김희현 도의회 부의장(60·일도2동 을) 등이 거론되고 있다.

17~19대 총선에서 3선을 달성한 김우남 전 의원의 출마 여부에 다른 예비주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제주시 을 당협위원장인 오영희 도의원(50·여·비례대표)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 신분인 부상일 변호사(48)가 출마 결심을 굳혔다.

진보정당 3선 도의원 출신이자 최근 정무부지사를 사퇴한 안동우 전 부지사(57)의 이름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서귀포시 선거구는 송산동, 정방동, 중앙동, 천지동, 효돈동, 영천동, 동홍동, 서홍동, 대륜동, 대천동, 중문동, 예래동 등 12개 동지역과 대정읍 남원읍, 성산읍, 안덕면, 표선면 등 5개 읍면지역이 선거구에 포함된다.

민주당에서는 위성곤 의원(51)의 재선 도전이 확실하다. 지금까지는 당내에 눈에 띄는 경쟁자가 없다는 평가다.

야권은 다소 유동적이다.

김삼일 한국당 서귀포시당협위원장(50)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바른미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이경용 도의원(53·서홍동·대륜동)의 출마가 예상된다.

바른미래당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65)과 2016년 총선에 새누리당으로 출마했고 현재 무소속인 강경필 변호사(55)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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