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적자에 허덕였던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이 결국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일 제378회 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 운영 계획을 묻는 이경용 의원(서귀포시 서홍·대륜동·무소속)의 질의에 "철수를 전제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역사공원에 위치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2017년 40억원, 2018년 41억원, 올해 43억원(추정) 등 3년 연속 무려 4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영 위기 조짐에 도는 최근 3년간 제주관광공사에 약 90억원을 지원했음에도 적자가 해소되지 못한 것이다. 설상가상 제주관광공사는 도에 또 다시 내년도 예산 50억원을 요청한 실정이다.

이 의원은 이날 도정질문에서 "제주관광공사가 설립된 지 11년이 지났지만 도의 재정 지원을 받지 않고서는 존립 기반마저 흔들리는 실정"이라며 원 지사에게 이의 원인과 대책을 물었다.

원 지사는 "제주관광공사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시내면세점이 설립 당시 상황과 목표, 경제환경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실상 좌초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가 크루즈 선석배정권을 갖고 있어 '최소한 기본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을) 추진했는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제재 이후 제주에 크루즈가 단 한 척도 안 들어오면서 적자 누적을 견딜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최종 책임은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제주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 보자고 했던 저, 도지사에게 있다"며 "크루즈 재개 시점, 재개 이후 면세점 연계 상황이 불확실한 만큼 현재 철수를 전제로 대책을 세우는 중"이라고 답했다.

원 지사는 제주관광공사에 새로운 사업모델이 필요하다는 이 의원에 지적에는 "지속적인 자립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의 면세점 영업·수입배분 조정이 필요하다"며 "이 방향이 아니라면 새로운 사업 개척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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