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20일 제주 제2공항 설계 단계에서 공군 남부탐색구조대를 완전히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날 제378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공군이 제2공항 내 남부탐색구조대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정민구 의원(제주시 삼도1·2동·더불어민주당)의 질의에 "저는 반대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남부탐색구조대는 1987년부터 국방중기계획에 늘 포함돼 있었던 공군의 희망사항"이라며 "그러나 도와 국토교통부가 아무런 논의 없이 제주에 부대를 설치하는 것을 반대해 매번 관련 예산이 삭감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2공항을 군사공항으로 사용하려면 설계 단계에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며 "제2공항은 (공군 남부탐색구조대의) 부분 전용도 배제하도록 설계될 것이다. 미래에 슬그머니 바꿀 수 있는 장치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국토부, 도가 이를 확약하는 3자간 협약을 맺어야 한다는 정 의원의 제안에는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이와 관련해 도민사회에 갈등과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행정을 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군이 수립한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에는 공군의 남부탐색구조대 창설계획이 반영돼 있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2951억원을 투입해 한반도 남부지역에 수송기·헬기 3~4대씩을 운영할 수 있는 탐색구조임부 전담 부대를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제주에 제2공항이 들어서면 그 위치에 (공군 남부탐색구조대가)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며 제2공항과의 연계 검토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정 장관은 "아직 (국토부와) 확실하게 협의가 된 것은 아니다"며 "향후에 사업이 실질적으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도민들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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