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저상버스 운행이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버스정류장의 공간 협소와 시스템 및 인식 부족 문제 등으로 인해 장애인들의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전국장애인인권포럼 산하 제주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는 12일 오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2019년 장애인 이동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저상버스를 운행하는 제주시내 6개 노선, 서귀포시 9개 노선에서 장애인 당사자 10명이 직접 50회에 걸쳐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결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버스정류장에서 이동하고 서비스를 이용하기까지 장해물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상버스 대기시간은 평균 19분 이상이었으며 최대 65분까지 기다려야 했다.

특히 제주버스정보시스템에서는 저상버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직접 운영업체에 연락을 하거나 무한정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상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하더라도 버스 정차 위치나 경사로 조작 문제로 승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모니터링 50회 가운데 24%(12회)는 승차가 어려운 곳에 버스가 정차했다. 정류장 앞 불법 주차, 하차 공간 부족 등이 원인이었다.

또 22%(11회)는 운전원이 장애인 승차를 돕는 경사로 조작에 능숙하지 못한 탓에 시간이 많이 소요돼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초래하기도 했다.

34%(17회)는 안전벨트 착용 및 휠체어 고정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46%(23회)는 운전원이 안전벨트 착용에 미숙해 안전문제도 유발했다. 대부분 운전원의 안전장치에 대한 인식 부족이 이유였다.

이로 인해 저상버스 도착 후 장애인이 승차해 출발하기까지 평균 7분 가량 소요됐으며 최장 20분 이상 걸려 주변사람들이 장애인을 직접 들어 승차를 돕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운전원의 역할이 크지만 28%(14회)는 불친절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모니터링센터는 “저상버스 정류장 내 최소 1.5m의 회전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입구 폭 확장 및 장해물 제거, 연석 높이 15~20㎝ 유지 등이 필요하다”며 “버스운행정보 안내 시스템을 개선하고 교통약자 대기 알림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제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만족도 조사도 실시됐다. 대상은 제주도 내 1~3급 중증장애인 300명(남성 179명, 여성 121명)이다.

전반적인 만족도 조사에서 서비스에 ‘만족한다’는 50%를 밑도는 41.6%에 그쳤다. ‘불만족’은 19%, ‘보통’은 39.3%로 집계됐다.

특히 긴 대기시간으로 인한 불편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장 대기시간은 120~180분 미만이 22.3%, 60~90분 미만이 21.7%, 3시간 이상도 10.3% 순이었다.

이에 따라 대기시간 만족도는 ‘불만족’이 63%로 가장 많았으며 ‘보통’ 23.3%, ‘만족’ 13.6% 순이었다.

한편 제주도 내 저상버스는 2016년 27대를 시작으로 점차 확대돼 현재 88대 운행하고 있다. 교통약자 이동 지원차량은 올해 특별교통수단 46대, 임차택시 37대 등 총 83대가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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