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가장 높은 고층건물로 조성 중인 제주드림타워의 하수 처리가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3월 개장할 예정이지만 이와 연결될 공공하수처리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제주드림타워 조성사업은 제주시 노형동에 높이 169m(지하 5층·지상 38층), 연면적 30만3737㎡ 규모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는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연면적이 여의도 63빌딩의 1.8배에 달하는 제주드림타워는 호텔 750실 및 레지던스 850실과 쇼핑몰, 레스토랑, 실외수영장 등이 들어선다. 채용인력만 3000명 이상으로 상주 및 유입인구는 수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수 2200톤 방류…한계치 초과한 제주하수처리장
제주드림타워는 하루 최대 4968톤에 달하는 오수가 발생할 예정이다. 이 중 45%인 2248톤은 제주시 도두동의 제주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 나머지 2740톤은 자체 중수 처리한다.

문제는 제주하수처리장의 처리량이 이미 한계치에 다다랐다는 점이다.

노형동을 비롯해 18개 동지역을 담당하는 제주하수처리장은 시설용량 이상의 오수를 감당하고 있다.

지난해 하루 평균 오수 유입량은 13만5836톤으로 시설용량 13만톤을 웃돌았다.

시설용량 대비 유입량이 2018년 99.9%(12만9858톤)에 도달한 지 1년 만에 104.5%에 육박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제주도는 지난해 환경부로부터 수차례 개선 명령을 받았는가 하면 올해에도 비가 오는 날이면 시설용량을 초과하는 오수가 유입되고 있다.

여기에 당장 3월부터는 드림타워의 오수까지 제주하수처리장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하수처리량 초과에 따른 ‘제2의 신화역사공원 오수역류사태’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인근의 일부 노형동 주민들은 주택가를 가로지르는 오수관로 설치 계획에 대해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드림타워오수관설치반대대책위원회는 15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드림타워에서 배출되는 오수를 고압으로 처리할 경우 이와 연결된 일반 주택건물 오수관이 역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시방편으로 드림타워 오수 배출시간 조정

제주도는 2025년까지 제주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을 증설하고 지하화하는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용역을 발주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며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하수처리장 증설을 완료하기 전까지 노후설비 개선사업을 통해 처리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올해에는 1차 침전지 개선사업 등을 추진한다.

또 하수유입량이 몰리지 않도록 드림타워의 오수 배출 시간을 조정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하수처리장의 시간당 처리용량은 5400톤”이라며 “새벽에는 유입량이 4300톤으로 줄어드는 만큼 이 시간대를 활용해 드림타워 오수를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제주하수처리장의 시설용량 자체를 늘리는 것은 아니어서 비 날씨 등 기상상황에 따라 한꺼번에 쏟아지는 오수 처리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한편 드림타워 오수관 설치사업은 지난해 10월 착공했으나 지역주민 반대로 같은 해 11월 공사가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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