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 공포가 전세계에 확산되면서 매해 수십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찾는 제주도가 전전긍긍하고 있다.

사드 사태 이후 회복 기미를 보이던 중국 관광객이 다시 감소할 수 있고 반대로 중국인이 많이 찾아도 안전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28일 제주관광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외국인 관광객은 157만8281명으로 전년도 111만명보다 42%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 비중은 98만4756명이다.전년 대비 63.5%나 늘어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100만명 돌파 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 2016년 300만명을 넘었다.

중국 관광객은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단체여행객이 사라지면서 60만~70만명 수준으로 하향곡선을 그리다 지난해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지난 27일부터 여행사에 해외 단체관광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는 등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사드 사태와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제주관광업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중화권을 중심으로 여행 취소가 이어져 제주경제가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실제 도내 한 호텔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이 묶기로 한 객실 340실의 예약이 취소돼 우려가 현실화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온다고해서 마냥 반길수만도 없는 처지다.

도민 안전문제를 간과할수 없을뿐더러 제주는 중국인이 많이 찾아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내국인 관광객에까지 영향을 미칠수 있어서다.

지난 26일에도 중국에서 온 여행객 3명이 감기 증상을 병원을 찾았다가 질병관리본부에 보고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당 감기환자들과 관련된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나돌아 보건당국이 확산 방지에 애를 먹고 있다.

도내 한 여행사 관계자는 "우한폐렴 걱정이 덜한 해외에 가면서도 중국인이 많은 제주공항을 거친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쓴 내국인들이 있을 정도"라며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도민 유모씨(40)는 "설 연휴에 고향을 찾았는데 마스크를 쓴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서 솔직히 불안하고 피하게 되더라"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관광업계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고 국민정서와 도민안전을 고려한 대응도 중요하다"며 난감한 상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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