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도 이겨낸 편의점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 다들 걱정 없이 찾아줬으면 합니다."

25일 오후 제주시 용담동의 한 편의점은 오랜만에 영업을 시작해 활기를 띄고 있었다.

군부대 앞에 위치한 이 편의점은 제주 지역 코로나19 첫 확진자인 20대 군인이 부대 복귀 전 방문했던 곳이다.

지난 18일 휴가 차 고향인 대구에 갔다 제주로 복귀한 A씨(22·남성)는 19일부터 관련 증상을 보였고, 코로나19 검사 결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편의점 관계자가 양성자 방문 사실을 알게 된 건 A씨의 1차 검사 양성 판정 직후인 20일 저녁이다.

관계자는 소식을 전해 들은 즉시 편의점을 일시 폐쇄하고 5일간 영업을 중단하며 두 번의 방역을 거쳤다.

코로나19 확진자 방문에 따른 후폭풍은 현재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8시부터 다시 영업을 시작했지만 가게를 찾는 손님은 확진자 방문 이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그는 "편의점 이름이나 위치가 다 보도가 됐으니 확실히 손님이 평소보다 줄긴 했다"며 "확진자 방문 사실을 모르는 외국인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단골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걱정하지 말고 앞으로도 찾아달라'고 말하는 게 인사가 됐다. 손님이 줄어들며 직격탄을 맞았지만, 그는 되려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그는 "저희 편의점도 방역을 마치고 이제 다시 손님들을 받기 시작한 것처럼 대한민국도 이번 사태를 잘 이겨내고, 힘 냈으면 한다"고 웃어보였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 발생 후 한달 간 청정지역을 유지했던 제주의 방역망도 일시에 뚫렸다.

지난 21일 A씨의 확진 판정에 이어 하루 뒤인 22일엔 대구에 방문했던 서귀포시 위(WE) 호텔 직원 B씨(22·여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 판정 직후 제주도와 질병관리본부는 지침에 따라 즉시 이들의 이동 동선을 공개했다. 상호와 상세 주소가 낱낱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확진자들이 방문했던 가게들은 감염우려로 인해 기피 대상이 됐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확진자가 방문했다 하더라도 철저한 방역·소독 후 24시간이 지나면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사라진다.

19일 A씨 격리 이후 6일, 21일 B씨 격리 이후 4일이 지났으니 이들이 방문했던 도내 모든 가게들에서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종식된 셈이다.

그럼에도 도민 강모씨(25)는 "소독을 거쳤다는 것도 알고, 그 가게를 간다 해서 감염될 가능성도 없다는 걸 알긴 하지만 막연히 불안해서 피하게 되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이처럼 도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며 '가짜 동선'이 퍼지는 일까지 발생했다. B씨의 동선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그가 방문한 병원 인근에 위치한 약국이 B씨 방문 장소로 지목됐지만, 사실관계 파악 결과 허위로 드러났다.

이 약국 관계자는 가짜뉴스가 퍼지기 시작하자 "악성루머로 많은 업체의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더 이상 루머가 퍼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배종면 제주감염병관리본부장은 "현장에 가서 소독을 마치면 24시간 이후 사용이 가능하다"며 "확진자가 다녀갔던 장소라도 확진자가 떠난 후에는 급격하게 전파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배 본부장은 "뒤늦게 확진자 방문 장소를 방문했더라도 감염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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