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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라봉·황금향 고사시키는 깍지벌레, 친환경제제로 잡았다
  • (제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승인 2020.08.0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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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제주도 한라봉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오성담씨(65)가 6일 깍지벌레가 완전히 방제된 황금향 열매를 바라보며 웃음짓고 있다.2020.8.7/뉴스1 © News1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해 특유의 향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과일 황금향. 독특한 향기만큼 황금향은 '가장 악독한 해충'으로 불리는 '이세리아 깍지벌레'의 주요 표적이었다.

주로 만감류(수확 시기가 늦은 감귤류. 한라봉, 천혜향 등) 나무에서 발생하는 깍지벌레의 한 종류인 이세리아 깍지벌레는 수액을 빨아먹어 나무를 고사시키는 해충으로 농가에서는 처치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현장 이용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깍지벌레 방제에 어려움을 겪어 왔지만 친환경제제인 '고온성 GCM 배양액'을 2∼3회 살포하는 것만으로 완전한 방제가 이뤄지면서 농가에 희소식이 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찾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오성담씨(65) 비닐하우스에는 어른 주먹 크기의 황금향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황금향과 레드향, 한라봉 등 만감류를 3000여평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하고 있는 그는 45년 동안 감귤류 농사를 지으면서 현재는 사단법인 제주도 한라봉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이 분야 '명장'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 역시 깍지벌레의 잇단 공습에서 그동안은 속수무책이었다.

3∼4년 전부터 기승을 부린 이세리아 깍지벌레는 가장 강력한 농약으로도 처치가 불가능할 정도로 골칫거리였다.

GCM농법 개발자인 전남대 김길용 교수(맨 오른쪽)이 6일 제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의 오성담씨 농원에서 황금향의 작황 상태와 관련해 농민 등과 이야기 나누고 있다.2020.8.7/뉴스1 © News1
다 자란 성충의 몸길이가 2∼3㎜에 불과할 정도로 작은 해충이지만 한번 확산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비닐하우스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세리아 깍지벌레는 몸 전체가 단단한 딱지나 밀랍으로 감싸여 있어 방제적기를 맞추지 못하면 작물보호제로도 방제가 어려웠다.

감귤나무 수액을 빨아먹는 직접적인 피해와 배설물을 분비해 그을음병을 유발하는 간접적인 피해를 냈다.

해법을 고민하던 오씨는 친환경 채소를 재배하고 있는 지인의 소개로 올해 초 '고온성 GCM 미생물'을 3차례 황금향에 살포했가.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오성담씨는 "강한 농약으로도 안죽는데 친환경제제로 되겠냐며 반신반의했지만 효과는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좋았다"며 "병해충을 죽일 뿐만 아니라 열매가 균일하고 수세도 활기를 띠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오성담씨의 농장과 한라산을 사이에 두고 북쪽인 제주시 해안동에 자리한 현태전씨(65)의 황금향 농원에서도 고온성 GCM 미생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난방기로 가온을 해 추석에 맞춰 제품을 출하하는 오씨의 농원과 달리 현씨는 순수한 친환경농법으로 12월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무에 매달린 황금향 열매의 크기는 확연하게 작았다.

현미경으로 관찰한 살아 있는 깍지벌레(왼쪽사진)와 '고온성 GCM 배양액' 살포로 완전히 방제된 모습. © News1
그렇지만 깍지벌레가 깨끗하게 방제된 열매와 잎의 때깔은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현태전씨는 "8년 전부터 완전한 친환경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깍지벌레는 최악의 병해충이었다"며 "고온성 GCM 미생물 방제로 깍지벌레가 완전히 제거됐다"고 설명했다.

깍지벌레 방제효과는 현재 제주지역 8개 농장에서 확인되면서 현지 농민들은 깊은 관심과 함께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대 김길용 교수(농생명화학과)가 2000년대 초반에 개발한 GCM농법은 작물에 병을 일으키는 곰팡이나 해충의 알껍질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젤라틴과 키틴 성분을 분해해서 먹이로 살아가는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 농법이다.

간단한 방식으로 농가에서 미생물을 직접 배양한 뒤 이를 작물에 살포해 건강한 작물로 성장시키는 농법이다.

전남대 김길용 교수 연구팀이 6일 제주시 해안동에 자리한 현태전씨(65)의 황금향 농원에서 고온성 GCM 미생물의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2020.8.7/뉴스1 © News1
GCM농법은 현재 전국 1만2000여 농가에서 적용해 농사를 짓고 있다.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 미국을 비롯해 네팔, 미얀마, 중국, 캄보디아 등지서도 이를 활용한 농작물 시험재배가 진행 중이다.

이번 제주지역의 고온성 GCM 미생물 배양액 실증사업은 2016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기획과제로 수행중인 '한국형 친환경 표준재배기술 및 유기가공식품 첨가물 생산기술 개발' 연구과제(총괄책임자 정우진 전남대 교수)의 일환으로 진행 중이다.

이날 제주 현지를 직접 찾은 김길용 교수는 "병해충 제거와 함께 황금향의 잎 크기도 2배가량 커지는 등 전반적인 작황상황이 크게 좋아지는 성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적인 친환경농업 전문가인 현해남 제주대 교수도 "제주의 주력산업인 감귤이나 만감류산업을 한단계 도약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주=뉴스1) 박영래 기자  yr200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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