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사상 첫 500명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2일 오전 제주시 도남동 제주보건소 선별진료소.

여느 때처럼 수십미터의 검사 대기줄이 늘어진 현장에서 유독 가족 단위로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부모님 품에 안긴 아이부터, 애착인형을 껴안은 아이들까지 긴 대기줄 사이사이에 끼어 있었다.

제주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가 급증하며 덩달아 영유아, 청소년 확진자가 늘고 있는 탓이다.

진료소 현장 관계자는 "며칠 전만 해도 PCR 줄은 한산했는데 최근에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가족들이 밀접접촉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아 이쪽으로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일주일 간 제주에서 발생한 확진자 중 0∼9세(13.1%)와 10∼19세(17.4%)의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날 발생한 신규 확진자 503명 중 20세 미만 확진자는 총 186명으로, 전체의 36%를 웃돌았다.

영유아·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는 재택치료 체계로의 전환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도 관계자는 "재택치료 중심으로 전환되며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의 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집 안에서 격리를 한다하더라도 아이들의 경우 가족들과 분리 생활하기 어려워 위험요인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도내 격리 중인 확진자 2797명 중 89.3%인 2498명이 재택치료 중이다.

또 확산세가 거세지며 PCR 검사 확진율(전날 검사 인원 대비 당일 확진자 비율) 역시 급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10.42%에 그쳤던 확진율은 지난 11일 20.72%로 껑충 뛰었다. PCR 검사자 10명 중 2명은 확진 판정을 받는 셈이다.

제주 방역당국은 도내 하루 확진자가 최대 1500명까지 발생할 것을 대비해 의료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이달 말 전국 일일 신규 확진자를 약 17만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 데 따른 것이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지난 일주일간 전국 확진자 대비 도내 일일 확진자 비율은 0.68% 수준으로 최대 15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앞으로 2~3개월간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계속 확진자가 확대되는 상황에 맞게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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