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제주 들녘과 바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청정 재료들을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단순한 조리법으로 맛을 살린 제주향토음식. '국민 여행지' 제주에서는 향토음식을 맛보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제주향토음식의 맥을 이어가는 제주도 지정 '제주향토음식점' 12곳을 소개한다.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화산섬 제주는 땅이 척박하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가까운 바닷가로 나가 먹을 것을 구했다. 바닷가에서는 다양한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었는데, 돌멩이를 들추면 어렵지 않게 잡을 수 있는 '깅이'는 별미였다.

'깅이'는 제주도 사투리로 '작은 게(방게)'를 이른다. 제주인들은 이 '깅이'를 잡아서 볶아도 먹고 튀겨도 먹는다. 특히 해녀들은 깅이로 죽을 쑤어 먹기도 했다. 키토산 덩어링인 깅이는 기운을 내는 데 영양만점의 보양식이기 때문이다.

전복죽은 워낙 유명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깅이죽'은 육지사람들에겐 생소하다. 깅이죽은 '깅이'(지역에 따라서는 갱이)를 민물에 하루쯤 둬서 해감을 한 후 생으로 찧어서 즙을 짜고 체로 걸러낸 뒤 물을 붓고 죽을 쑨다.

지금도 옛 방식 그대로 깅이죽을 만들어 파는 식당이 있다. 제주시 모메존 식당이다.
규모도 작고 허름한 식당이지만 직접 물질도 하는 한수열 대표의 푸짐한 인심까지 어우러져 도민 맛집으로 유명하다.


깅이죽과 함께 깅이를 기름에 튀겨낸 '깅이튀김'도 제주 어느 곳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음식이다.

이 집의 '깅이칼국수'도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메뉴다. '깅이'를 기본으로 한 국물에 낙지와 전복이 한 가득인 칼국수는 바다의 영양을 모두 담고 있는 맛이다.

게다가 식당에서 사용하는 재료 대부분 한 대표가 직접 바다에 나가 채취한 것이다.
실제 이 식당은 점심시간 이후에는 문을 닫는 날이 허다하다. 한 대표가 시간이 있을때마다 인근 바닷가에 나가기 때문이다. 오후에 식당을 방문하기에 앞서 확인전화는 필수다.

특히 한 대표의 실력은 2010년 제주향토음식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한 대표는 "제주바다에서 나오는 식재료를 직접 채취해 제주다운 음식을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20년동안 깅이죽과 깅이칼국수를 해 왔는데, 식당을 운영하는 한 이 메뉴는 포기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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