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열 미술관은 이날 오후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예술인마을에 위치한 미술관 야외광장에서 김창열 화백과 국내·외 미술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졌다.
김창열 미술관은 김 화백이 6·25 전쟁 당시 제주에 머물렀던 인연으로 제주도에 '물방울' 등 자신의 대표 작품 220점을 기증하면서 건립이 추진됐다. 이어 2년 간의 공사 끝에 지난 5월 완공됐다.
이날 개관식은 김 화백에 대한 감사패 수여와 개관 기념 음악회, 작품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개관기념전 '존재의 흔적들'도 첫 공개됐다. 전시는 김 화백이 기증한 작품들을 시대별로 구성해 김 화백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살필 수 있도록 했다.
김 화백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0여 년을 떠돌아 다니면서 살았다. 그렇게 이국생활을 하다 보니 유배생활과 다름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정착지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결국 제주도에서 받아줬다"고 말했다.
김 화백은 "프랑스에서 45년을 살았지만 제주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추사 김정희 선생과 이중섭 화백에 대한 감동과 가치는 컸다"면서 "내가 못나서 물방울을 계속 그리는 것일 뿐인데 제주에 이런 미술관을 갖게 돼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선희 제주도립김창열미술관장도 "앞으로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을 통해 김창열미술관이 제주는 물론, 대한민국과 전 세계의 미술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관 후 3개월 동안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929년 평안남도 맹산군에서 태어난 김창열 화백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미국 아트 스튜던트 리그(Art Student League)를 거쳐 1969년 프랑스 파리에 정착했다.
이후 김 화백은 1972년 파리 살롱 드 메(Salon de Mai)에 '밤의 행사(Event of Night)'를 출품하며 유럽 화단에 본격적으로 데뷔했으며, 현재까지 물방을 소재로 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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