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이 있고 원칙 있는 실천이 따를 때 지역, 사회, 국가, 세계를 바꿔나갈 수 있다.”

30일 오전 7시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제주상공회의소·제주도관광협회 주최로 열린 ‘제82차 제주 경제와 관광 포럼’에서 ‘제주의 다음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용민 전 포항공대 총장(63)은 이 같이 말했다.

제주 출신인 김 전 총장은 “젊은 시절 제주를 떠날 때까지만 해도 지금의 제주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며 “예전에는 제주가 다른 나라의 미래를 따라가는 모습이었다면 지금은 미래의 수준에 있다”고 바라봤다.

김 전 총장은 “이제 남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가는 게 아니라 제주 고유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바깥에서 바라보면 각종 통계만 보고 제주를 부러워할 수 있는데 내부에 문제들이 있다. 이 문제를 훌륭하게 풀어가야만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미국 피츠버그·시애틀, 영국 멘체스터, 독일 드레스덴 등의 도시재생 과정을 언급하며 성공한 작은 도시의 4가지 조건으로 ‘라이프스타일’, ‘개방성’, ‘세계화’, ‘기업가 정신’을 꼽았다.

김 전 총장은 “제주도가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청정 환경을 남용하지 않고 잘 활용하는 라이프스타일를 만들고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움과 아픔 없는 성공은 없다”면서 “도시의 위기를 지역 활성화의 기회로 삼는 도전정신과 지역 발전을 위한 명확한 비전 제시, 지역구성원 간의 유기적인 협업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총장은 이를 토대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천이 없는 비전은 일장춘몽이고 비전이 있으나 원칙 없이 실천하면 지속적 성공이 불가능하다”며 “비전이 있고 원칙 있는 실천이 따를 때 지역, 사회, 국가, 세계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만 김 전 총장은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대한 기대를 지양할 것을 주문하며 “장기적인 최선은 단기적인 최악을 거쳐야 가능하다. 도시재생은 10년 이상이 걸리는 만큼 인내와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또 “급격한 변화에 따른 문제를 진단하고 비전을 세우기 위해서는 제주도, 제주시, 서귀포시, 기업체, 민간단체, 대학이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고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협업하고 지역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김 전 총장은 “도시재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은 대학이다. 지역 발전과 혁신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틀을 깨고 밖으로 나와서 큰 하늘을 보고 미래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실천하는 제주가 돼야 다음세대를 위해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장은 1975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전자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96년 IEEE(국제전기전자공학회) 펠로우로 선임된 김 전 총장은 2003년에는 호암상(공학상)을 수상했다.

2005년부터 2년간 EMBS(미국의학 및 생물학협회) 회장을 역임한 뒤 2011년 9월부터 4년간 외부 인사로는 처음으로 포항공대(포스텍) 총장을 지냈다. 현재는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비디오 영상처리, 의료진단기기, 의료영상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인 김 전 총장은 연구 성과의 대부분을 최첨단 제품으로 실용화 해 비즈니스로 연결시켰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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