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단순 보급 넘어 관광 상품화.사용자 주도형으로 전환

‘카본 프리 아일랜드(탄소 없는 섬)’로의 도약을 추진 중인 제주도가 ‘전기자동차 2.0 시대’를 선포했다.

전기차 2.0 시대는 행정이 그동안 보조금 위주의 보급정책에서 벗어나 인프라 확충, 산업 생태계 조성, 문화 및 관광 위주로의 전환, 전기차 사용자들이 자발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한 열린 혁신(Open Innovation) 방식으로의 전환을 각각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4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도내에서 전기차 보급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전체 자동차의 1%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날을 기념해 기자회견을 갖고 전기차 2.0 시대 선포문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올해 9월30일 기준으로 전기차 3608대가 등록돼 도내 전체 자동차 수인 34만8324대(역외 리스 세입차량 제외한 실제 운행 차량 대수)의 1% 이상을 점유하게 됐다.

이는 2013년부터 도내에 전기차를 보급하기 시작한 이후 3년 만에 달성된 기록이다.

제주도는 오는 2017년 3월 도내 일원에서 열리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과 전기차 정책 추진 경험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마련해 서로 간의 협력모델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보조금은 축소하고 충전 인프라는 고도화
제주도는 전기차 2.0 시대 선포문을 통해 단계별 보조금 축소 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700만원인 지방비 보조금을 오는 2017년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전기차 시장의 각축장이 되고 있는 제주도는 전기차 제조사들의 다양한 특별 프로모션 등 자발적인 가격경쟁을 이끌어내 다른 지역보다 유리하게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게 제주도의 복안이다.

또 도내 차량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전기차로 전환하는 경우 보조금 차별화 지원을 통해 기존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대차 위주의 전기차 보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어 전기차 커뮤니티와 서포터즈 등 전기차 이용 선도자들을 통해 전기차 보급 활성화의 구심체 역할을 수행하게 할 계획이다.

도내 충전인프라의 고도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 제주도, 한국전력공사, 민간사업자 등이 협력해 급속충전기 194기를 포함한 246기의 충전기를 올해 안에 도내 주요거점에 확대 구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도내에는 급속충전기 311기와 완속충전기 379기 등 총 690기의 개방형충전기가 제공되게 되는 것이다.

전기렌터카를 이용하는 관광객과 도민들을 위해서는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도내 동·서·남·북 거점인 제주종합경기장, 한림체육관, 강창학구장(강정동), 안덕면 용머리해안, 성산일출봉, 성산항에 집적화된 충전스테이션 6개소를 올해 안에 설치하기로 했다.

도내 주택의 46% 이상을 점유하는 공동주택 거주자들에 대한 전기차 구매기회 제공을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 등으로부터 동의를 받아 제출하던 충전기 설치 및 사용승락서를 제출하지 않고도 전기차 구매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신규 공동주택, 근린생활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판매시설, 의료시설, 숙박시설, 관광휴게시설, 업무시설 등에 대해서 의무적으로 일정규모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도록 연내 제도화를 추진한다.

 

 

◇전기차를 문화로 승격, 관광상품으로 육성
제주도는 초기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얻어 제주도가 구축하는 급속충전기 46기에 대해 오는 2017년 말까지 충전요금 무료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전기차 이용자들이 손쉽게 충전기 구축장소를 찾을 수 있도록 오는 2017년 상반기에는 개방형충전기 690기에 대해 충전인프라 위치 안내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정부, 제주도, 민간사업자 등이 구축한 모든 충전기를 1개의 충전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연계시스템 및 충전요금 결재호환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기차와 관련된 문화관광상품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는 전기차 이용자들이 직접 전기차 운행의 재미와 제주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Fun Fun한 EV Road(전기차 올레길)’를 조성하기로 했다.

또 풍력이나 태양광 등 집적화된 신재생에너지 발전기 구축 장소와 연계한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을 통해 제주의 바람으로 달리는 전기자동차 모델을 홍보하기로 했다.

오는 2017년부터는 전기차 도입에 적극적인 의지가 있는 마을단위 또는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 등을 공모해 전기차 선도 시범마을로 지정, 특성화된 지원정책 추진으로 마을 단위의 자발적인 전기차 보급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전기차 투어 장소로도 홍보하기로 했다.

 

 

 

 

◇이용자 참여형 열린 혁신…연관 산업 육성 추진
제주도는 올해 9월3일 민간차원에서 기획하고 개최한 ‘전기차 이용자 포럼·페스티벌(이버프 제주)’를 매년 정례적 개최, 정부와 지자체, 사용자, 기업체 간 다양한 정보 공유 및 전기차 이용 토론 문화의 장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커뮤니티, 서포터즈 회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한 토론 및 의견교환을 통해 실 사용자들이 발굴한 다양한 아이디어나 문제점 등을 전기차 정책에 접목시켜 나가기로 했다.

특히 전기차 보급 확산에 따라 발생되는 폐배터리를 활용한 EV 폐배터리 자원화 사업을 중앙부처와 공동으로 추진해 에너지 신산업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기술력을 확보하고, 나아가 세계 표준화까지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탄소 없는 섬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에서 전기차가 전체 자동차의 1%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함에 따라 전기차 2.0 시대를 선포하게 됐다”며 “앞으로 제주도가 전기차 보급으로 파생되는 다양한 전·후방 산업을 육성하고, 신산업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전기차 생태계 구축모델 제시 및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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