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제주도가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한다. 2023년 8월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직접 선포한 '2040 플라스틱 제로 섬'이 그것이다. 제주는 인구가 70만명에 못미치지만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과 관련 사업체들의 협조없이는 플라스틱 제로가 어려운 이유다. 뉴스1제주본부는 10회에 걸쳐 관광 분야를 중심으로 플라스틱 제로에 도전하는 다양한 영역의 사람들과 정책을 소개한다.
 

쌓여있는 플라스틱 폐기물(뉴스1DB) ⓒ News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란?
'플라스틱 제로'는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 최종 처분까지 발생량을 원천적으로 감축하고 재활용을 확대해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제로(0)'화 하겠다는 의미다.

2021년 제주도 생활계 폐기물 발생량은 47만5692톤으로 그중 15.1%(7만 2029톤)가 폐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 폐기물 중 분리배출 후 재활용은 3만6032톤(50.0%)으로 절반가량이다. 나머지는 종량제봉투 배출 등을 통한 소각처리가 3만5529톤(49.3%), 매립이 468톤(0.7%)을 차지한다.

도는 현재같은 추세라면 도내 폐플라스틱 배출량은 2030년 10만9824톤, 2040년 17만8142톤에 달해 2020년(6만6171톤) 대비 각각 1.7배와 2.7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도가 '플라스틱 제로'를 선언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라 불리는 제주가 플라스틱 폐기물의 섬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이다.

 

 

 

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40 플라스틱 제로 제주' 탈플라스틱 실천 범도민결의대회에서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비롯한 도내 주요 기관장과 공무원들이 탈플라스틱을 선언하고 있다.2023.5.4/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오영훈 제주도정은 플라스틱 제로 정책을 통해 204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2020년 대비 50% 줄이고 재활용 비율은 10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폐기물을 소각 또는 매립하는 방식도 완전히 없앨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40년까지 1조813억원을 들여 △플라스틱 발생 원천저감 △플라스틱 재활용 확대 △자원순환 인프라 구축 △자원순환 분야 탄소중립 산업 육성 △범사회적 탈 플라스틱 참여 촉진 등 5개 부문·30개 세부과제를 세웠다.

2월24일 범도민추진위원회가 출범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1500명이 모여 '탈플라스틱 실천 범도민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플라스틱 제로 실현과 범도민적인 동참 분위기를 확산하고 있다.

탈플라스틱은 '돈'이 되는 사업이기도 하다.

제주연구원은 플라스틱 재활용과 각종 시설 장비 투자 등을 고려해 생산유발효과 1조 4344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6420억원, 고용유발효과 6만7795명 등으로 추산했다.

◇관광과 플라스틱의 상관관계는?
제주도 인구는 70만명이 채 안 되지만 한해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다. 지난해에는 내국인관광객수가 역대 최다(1380만명)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관광객 또는 관광산업과 폐기물간의 연관성을 일부 확인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제시된 바 있다.

한국환경연구원의 '제주도내 관광분야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조사와 자원순환 프로그램 개발(2022년 11월)'에 따르면 2020년 제주도의 1인당 하루 생활계폐기물 발생량은 1.89kg(정주인구 기준)으로 전국 평균값인 1.16kg보다 높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 일회용컵들이 버려져 있다. 2023.3.5/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연구원은 이같은 이유 중 하나로 우선 관광 중심의 산업구조를 꼽았다. 생활계폐기물을 많이 배출하는 관광사업체(관광숙박업)가 많다는 것이다.

관광숙박업의 폐기물 발생량 원단위는 0.86kg으로 업종 전체 평균인 0.63kg의 약 1.4배다. 관광숙박업 내에는 객실뿐만 아니라 식당, 사우나, 쇼핑몰, 예식장 등의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그만큼 폐기물의 종류와 양이 많을 수밖에 없다.

연구원의 조사 대상에는 음식업이나 카페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이 제외돼 있어 실제 관광분야의 폐기물 발생량은 더 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문화가 확산하면서 플라스틱 발생량이 덩달아 오른 측면도 있다.

제주의 생활계플라스틱 발생량은 2011년 1만9965톤에서 2021년에는 7만2029톤으로 261% 증가했다.

◇작은 섬에서 시작된 '탈플라스틱'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지난해부터 연간 최대 200만명이 찾는 제주도 부속섬 우도면에서 '청정우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의 하나인 우도 실천 서약에는 4개월간 6896명이 참여해 목표 대비 137%를 초과했다.

우도 서약은 남태평양의 섬나라 팔라우 서약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우도 자원순환과 일회용품 줄이기 등 친환경여행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이다.

 

 

 

 

제주시 우도면에서 관광객들이 푸른 하늘을 보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2022.10.29/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도항선에 타기 전 휴대전화를 통해서 하는 디지털 방식이다. 강제성은 없지만 서약하는 것만으로도 관광객이 책임감과 의무를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자원순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이같은 친환경 서약을 제주도 본섬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즉 이제는 '우도 서약'이 아니라 '제주도 서약'이 되는 것이다.

우도 카페의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전환해 우도를 자원순환의 시범모델로 만드는 계획도 추진했다.

지난해에만 우도 내에서 다회용컵으로 다회용컵 8613개(반납률 94.1%)를 사용했다. 우도 다회용컵 세척장도 착공해 올해 내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같은 성과를 인정해 우도를 친환경 여행지로 선정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올해는 폐기물 비중이 높은 숙박업을 대상으로 친환경 숙소로 탈바꿈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특급호텔 등 숙박업소들과 ESG(E:환경, Environment, S:사회, Social, G:지배구조, Governance) 원탁회의를 구성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교류하며 ESG 공동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업체 내 폐기물 감량과 재활용,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 지속가능한 여행 실천 숙소 확대 등을 함께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제주관광공사의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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