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상 경칩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엉덩물계곡에 유채꽃이 만개해 봄 정취를 자아내고 있다. 2024.3.3/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3·1절 연휴 마지막 날 제주 역시 미세먼지로 잔뜩 움츠렸지만 곳곳에 봄꽃이 만개하고, 한라산에는 꽃샘추위가 불러온 눈꽃이 피어나면서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상 경칩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엉덩물계곡은 노란 유채꽃이 계곡물처럼 넘실댔다.

한 방울씩 비가 내리고 미세먼지가 잔뜩 낀 흐린 날씨에도 관광객과 도민들은 유채꽃이 활짝 핀 산책로를 걸으면서 이른 초봄 정취를 만끽했다.

김 모 씨(58)는 "제주 곳곳에 유채꽃뿐 아니라 꽃들이 일찍이 피고 있어 여기저기 놀러 다니는 맛이 난다"며 "꽃샘추위인지 날은 좀 춥지만 그래도 봄이 오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달부터 매화 꽃망울을 터뜨린 서귀포 칠십리시공원과 걸매생태공원 매화나무 군락지는 벌써 꽃이 지기 시작해 관광객들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한라산국립공원 1100고지휴게소에서 관광객들이 설경을 감상하고 있다. (자료사진) ⓒ News1 오현지 기자

지난 1일과 2일 사이 9㎝ 안팎의 눈이 쌓이면서 전면 통제됐던 한라산은 이날 하얀 겨울옷을 차려입고 탐방객을 맞았다.

한라산 탐방예약제에 따라 하루 등반객이 1000명으로 제한된 성판악 코스에는 이날 898명이 올라 올겨울 마지막 한라산 설경을 만끽했다.

차로 쉽게 고지대에 올라 한라산 눈꽃 설경을 감상할 수 있는 110고지 휴게소는 이날도 수백미터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1100고지 습지를 찾은 관광객들은 나무마다 하얗게 피어난 눈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가 하면 눈썰매를 타고 눈사람을 만들며 눈놀이를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3·1절 연휴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1만4900여 명을 상회했다. 일별로 보면 2월 29일 3만9971명, 3월 1일 4만913명, 2일 3만4057명 등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이날도 3만2000명(추정)이 제주를 찾아 최종 관광객 수는 14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당분간 평년보다 조금 높은 기온을 보이겠지만, 4일부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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