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제주시갑 김영진 예비후보가 4일 제주시 서광로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국민의힘 중앙당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제주시갑 후보 공천을 미루면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김영진 국민의힘 제주시갑 예비후보(56)는 4일 제주시 서광로 선거캠프에서 회견을 열어 "22대 총선 골든타임이 지나고 있다"며 중앙당을 향해 조속한 공천을 촉구했다.

김 후보는 "공천관리위원회는 나에 대한 공천 결정도, 배제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진흙탕 싸움으로 주민 표심이 흔들리고 있지만 천금 같은 기회가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제주에선 보수정당이 (국회의원 선거 때) 단 1석도 건지지 못했다"며 "중앙정치권의 공천 실패가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지역 정서를 외면하고 중앙정치권의 잣대로 제주지역을 재단해선 결코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는 게 지난 총선의 교훈"이라며 "제주 전체 선거가 파국을 맞기 전에 하루속히 제주시갑 공천자를 확정해 달라"고 당에 촉구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 2024.2.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국 254개 총선 선거구 중 현재까지 200여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국민의힘은 제주도내 3개 선거구 중 제주시을엔 김승욱 전 제주시을 당협위원장(56)을, 그리고 서귀포시엔 고기철 전 제주경찰청장(61)을 각각 공천했다. 그러나 제주시갑 선거구는 지난달 13일 김 후보에 대한 면접 심사를 진행하고도 아직 공천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제주도당 안팎에선 '중앙당이 고위 공직자 출신 또는 문화예술인 등을 제주시갑에 전략공천하려는 게 아니냐'는 등의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아울러 도당 내부에선 중앙당을 향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허용진 도당위원장은 최근 제주시갑 공천 관련 입장문에서 "제주시갑 후보가 단독 후보로 면접했지만, 공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유권자들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며 "헛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제주시갑 지역 예비후보를 지켜만 봐야 하는 입장에서 안타까움과 무기력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조속한 공천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제주시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회도 "중앙당이 제주시갑을 (공천) 보류 지역으로 분류하고도 아무런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아 정치적 타격이 실로 지대하다"며 "제주시갑 후보의 조속한 선출과 함께 흩어진 당심을 하나로 모을 중앙당의 비상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제주도의원들도 "누가 후보가 되든 선거사무소 개소식조차 열지 못하고 선거를 치르게 됐다"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미발표 지역에 대해 "우리가 결정해야 할 건 30곳 남짓 되는데 오늘 상당 부분 결론이 날 지역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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