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에서 ‘4‧3희생자 무명신위’ 위패조형물 제막식이 열리고 있다. 2024.3.1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1만여 명에 달하는 이름 없는 제주4‧3 사건 희생자를 기억하기 위한 위패조형물이 제주4‧3평화공원에 세워졌다.

제주도는 1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위패봉안실에 4‧3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상징하는 3m 높이의 ‘4‧3희생자 무명신위’를 설치했다. 위패봉안실 현황판에는 ‘지금까지 4‧3희생자로 결정되지 못한 모든 희생자를 위무하는 무명신위 위패도 봉안하고 있다’는 안내문구도 추가했다.

제주4·3사건진상보고서에 따르면 4·3사건 당시 제주에서 약 2만5000~3만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현재까지 1만 4822명만 희생자로 결정돼 최소 1만여 명이 이름 없는 희생자로 남아있다.

제주도는 미신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자 제76주년 4·3희생자 추념기간을 맞아 이날 관음사에서 추모법회를 봉행한 데 이어 평화공원 위령제단에서 무명신위 위패조형물 제막식을 열었다.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은 제막식에서 “곁으로 끝내 모시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스러져간 서럽고 원통한 영령님들이 피맺힌 한을 내려놓기를 서원 드린다”며 “후손들은 영령님들의 고결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7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1만이 넘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아직도 찾지 못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예우를 갖춰 잊혀진 영령들의 넋을 추모하고 기리고자 한다”며 “무명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의 격을 높이고, 남은 진상규명과 4‧3 정명찾기, 정의로운 해결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가 12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무명신위’ 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3.1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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