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권 관광객이 제주목 관아에서 한복을 입고 공연을 보고 있다.(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제주목(濟州牧) 관아(官衙)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류 관광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20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에 따르면 올 1월 1일~3월 18일 제주목 관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한 1만 82명으로 집계됐다.

또 같은 기간 전체 관람객 2만 6133명 중 외국인 비율은 38.6%였다. 작년 동기 전체 관람객 1만 8961명 가운데 외국인이 11.1%(2108명)였던 것과 대조된다.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목 관아를 찾는 외국인 관람객이 급증함에 따라 관련 통계도 작년보다 세분화했다. 기존엔 중화권, 영·미권, 일본 관광객으로만 구분했던 것을 올해부턴 중동권도 별도 집계하고 있다.

그에 따른 국가·지역별 관광객 현황을 보면 중화권이 8663명으로 가장 많았고, 영·미권 934명, 중동 380명, 일본 105명 순이었다.

제주목 관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인근 한복대여점에서 한복을 빌려 입고(2만원) 전통 놀이를 하거나 전각인 연희각, 망경루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등 한복과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야간 개장 기간(5~10월)엔 우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12회 이상 실시하고, 외국인도 체험할 수 있는 전통공예 프로그램(5~10월 주 1회)을 운영할 계획이다. 또 이 기간 한복 촬영용 포토존도 조성할 예정이다.

김희찬 세계유산본부장은 "작년에 제주목 관아 야간 개장과 질 높은 공연 등 다양한 외국인 관람객 유치 전략이 효과를 거둬 큰 호평을 받았다"며 "제주목 관아를 연간 5만 명 이상의 외국인 관람객이 찾는 한류 관광명소로 육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도심 활성화에도 힘써 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목 관아는 조선시대 제주지방 통치의 중심지였다. 지금의 관덕정을 포함한 주변 일대에 분포해 있었고, 탐라국 시대부터 성주청 등 주요 관아시설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관아시설은 1434년 관부 화재로 모두 불타 없어진 다음 해인 1435년부터 다시 지어졌고, 조선시대 내내 증개축이 이뤄졌다. 그러다 일제강점기에 집중적으로 훼손돼 관덕정만 남았다가 1991~98년 기간 4차례 발굴조사를 거쳐 복원에 나서 2022년 12월 복원을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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