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1일 열린 은퇴식에서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가 휠체어에 앉은채 눈물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제주유나이티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음주 운전자가 몬 차량으로 인해 하반신 마비라는 치명상을 입은 전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유연수(26)는 사고 이후 1년 5개월이 흐르는 동안 사과 한마디 들은 적 없다며 허탈해했다.

가해자가 징역 4년형이 많다며 항소한 것에 대해선 평생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할 유연수 입장에선 너무 형량이 가볍다고 했다.

유연수는 2022년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쯤 새벽훈련을 위해 동료 4명과 함께 차량편으로 이동하던 중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사거리에서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의 만취 상태인 A 씨(35)가 몬 자동차에 부딪혀 하반신이 마비됐다.

국가대표 골키퍼가 꿈이었던 유연수는 1년여 재활에 매달렸지만 결국 지난해 11월 11일 눈물의 은퇴식을 가졌다.

유연수는 21일 밤 YTN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에서 가해자 A 씨 태도에 대해 "저희 변호사 말로는 '껌만 안 씹었지, 너무 껄렁껄렁하게 당당하게 나왔다'고 하더라"며 "사과도 안 하면서도 그렇게까지 나왔다는 소리에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그냥 예의상이라도 (재판에 나왔다면 사과의 말을) 해야 하는데 그런 소리를 일절 안 했다"고 A 씨 태도를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A 씨가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형량이 많다'며 항소한 것에 대해선 "저한테는 4년도 적은데 많다고 하니 참…"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사과 부문에 대해 유연수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한다, 만나서 못하겠으면 전화라도 해서 사과를 하든지"라며 "그런데 전화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았었는데도 일절 안 하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해자가 저한테 와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저는 받아줄 의사가 있다는 말을 했다"며 "한번도 연락 없었고 그냥 사과문만 왔다. 더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지난 14일 오후 열린 A 씨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장인 제주지법 형사1부 오창훈 부장판사는 A 씨가 형사공탁금 820만 원을 건 것에 대해 "25살 청년은 하반신이 마비됐다"며 "피해자를 조롱하는 것이냐"고 꾸짖었다.
저작권자 © 뉴스1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