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제주대학교의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교과목 수강생들과 사단법인 제주올레 관계자들이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인근(올레 6코스)을 걷고 있다. 제주대가 올해 처음 개설한 이 교과목은 수강생들이 멘토들과 함께 올레길을 걸으며 진로·학업을 설계하는 수업이며 학점도 받을 수 있다.2024.3.29/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의 바다와 햇살을 느끼며 인생 조언까지 들으니 너무 좋습니다."

29일 오전 올레 6코스인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인근에서 만난 제주대학교 생명공학과 1학년 서시현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서 양은 제주대학교 올해 처음 개설한 교과목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수강생이다.

제주대 교육혁신처 미래교육과와 교수학습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이 교과는 수강생들이 멘토들과 함께 올레길을 걸으며 진로·학업을 설계하고 학점도 받는 수업이다. 말 그대로 올레길을 걸으며 미래를 계획하고 학점까지 따는 셈이다.

올레길 멘토로는 김일환 제주대 총장 등 대학교 관계자들은 물론 사단법인 제주올레와 농협, 제주테크노파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제주관광공사 등 각종 기관단체에서 나섰다.

29일 오전 제주대학교의 '제주올레길과 자아성찰' 교과목 수강생들과 사단법인 제주올레 관계자들이 제주 서귀포시 하효동 쇠소깍 인근(올레 6코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3.29/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제주대는 최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대학별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해당 대학 평균 보다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무전공 학생들의 학업에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신규 교과 개설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30명을 대상으로 사전 조사한 결과 25%는 '멘토에게 다양한 영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래 계획과 진로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수업을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응답자의 50%는 현재 고민거리로 '진로'를 꼽았다.

이날은 이 교과목의 첫 현장 수업날이다. 수강생들은 멘토들고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며 빼어난 절경으로 유명한 올레 6코스를 걸었다.

영어영문 2학년 문지연 학생은 "평소 오름을 좋아해서 올레길에도 관심이 생겼다"며 "올레길을 걸으면서 힐링도 하고 진로 고민과 꿈, 목표 등에 조언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김일환 총장은 "학생과 멘토과 제주의 좋은 환경에서 나는 누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할 시간을 마련해 주는 게 이 과목의 가장 큰 목적"이라며 "이 수업을 계기로 휴대전화에서 벗어나 함께 하는 세상에 대한 시각을 넓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학생들은 입시 스트레스를 겪고 대학에 와서는 취업 스트레스를 겪는다"며 "학생들이 올레길에서 심신의 건강을 찾다 보면 새로운 꿈과 비전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해당 교과목은 22일 오리엔테이션에 이어 이날부터 6월까지 4차례의 현장 수업을 한 후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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