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뭐하는 겁니까?"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2일 4·15 총선 후보들이 모인 제주 전통오일시장에서 누군가 쓴소리를 뱉었다.

예전같은 적극적인 동원 유세는 없었지만 알음알음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들을 만나려고 수십명의 사람들이 유세차량 앞에 모였다.

여기에 시장 방문객까지 더해져 코로나 여파 속에서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일장을 오갔다.

지지자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도 눈에 띄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 속에서 선거 초반만 해도 온라인 활동을 강화하는 등 선거운동을 축소했던 후보들이 다시 대면선거에 뛰어들었다.

본격적인 선거국면에 접어들자 스킨십 정치가 되살아나 코로나 감염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2일 오일장에서 일부 후보들은 코로나 감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껴안는 등 스킨십에 거침이 없었다.

평소라면 당연한 선거 풍경이지만 코로나 여파로 사회적거리두기가 화두인지라 우려섞인 시선도 있었다.

곳곳에서 지지자가 아닌 시장 이용객들과 상인들 사이에서는 "선거는 사회적거리두기에서 제외하나", "이 시국에 이렇게 사람들 모여도 되는거냐" 등 불만도 들렸다.

이 같은 모습은 비단 그날 만의 일은 아니다.

이후에도 일부 후보들의 유세 현장에서 코로나 예방수칙과 거리가 먼 선거운동을 목격할 수 있었다.

일부 후보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고 턱에만 걸쳐 유권자과 대화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선거초반 유행하던 '주먹 인사'로는 모자랐는지 과감히 시민들과 손을 맞잡았다.

밀폐된 공간인 선거사무소도 역시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취재진이 코로나 사태 이후 찾은 모 후보 선거사무소에는 마스크를 안썼거나 썼더라도 입을 가리지 않은 지지자들이 옹기종기 테이블에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만나 얼굴을 알려야 하는 후보들의 처지와 코로나 예방이 충돌하는 것이다.

A후보 캠프 관계자는 "선거사무소에 소독제를 비치하고 방문객의 발열을 체크하는 등 나름 코로나 예방에 노력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B후보 캠프 관계자는 "최대한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시장같은 곳에서는 경쟁 후보와의 신경전이나 기싸움이 있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감염병 예방수칙을 지키는가 아닌가 하는 부분은 선거법과 선관위에서 제재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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