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제주도가 올해 제주관광객 1400만 시대를 다시 열고 세계적인 관광지로 재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바뀐 여행 트렌드와 지속적인 경기 불황, 해외여행 재개 등 제주관광의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없지 않다. <뉴스1 제주본부>는 3차례에 걸쳐 2024년 제주관광의 해결과제를 짚어본다.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롯데관광개발 제공)/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현재 제주 관광산업의 한 축인 카지노 업계는 '빈익빈 부익부', 그리고 '초대형 카지노와의 경쟁'이란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해 있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작년 10월 말 기준 도내 8개 외국인 카지노의 총매출액은 1995억원이다. 작년 말엔 2000억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내 외국인 카지노 매출액은 지난 2018년 5111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뒤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에 1093억원, 그리고 2020년 693억원, 2021년 488억원 등으로 하향 곡선을 그리다 2022년 807억원으로 다시 상승했다.

작년 총매출액만 보면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엔 그림자 또한 드리워져 있다.

업계에선 제주시 노형동에 위치한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전체 카지노 매출액의 70~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4분기 나머지 7개 업체의 매출액은 코로나19 유행 이전 대비 50%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규모만 보면 제주도내 카지노와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의 초대형 카지노가 국내에 등장하면서 '골리앗과의 경쟁'도 불가피해졌다. 지난달 인천광역시에 동북아 최대 규모 복합리조트 '모히건 인스파이어 리조트'가 개장한 것이다.

인스파이어 리조트 내 외국인 카지노는 면적 2만4000㎡에 150개 이상의 게임 테이블과 700개 이상의 슬롯·게임머신 등을 갖춰 국내 최대 규모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에 있는 제주신화월드 내 제주랜딩카지노.2021.10.22/뉴스1 ⓒ News1

 


제주도내 카지노 업계에선 '인스파이어'의 등장에 대해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다. 주요 고객층이 다르고 제주엔 인천과 달리 '무사증(무비자)'이란 강점이 있단 판단에서다. 중화권을 중심으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는 것도 도내 카지노 업계 입장에선 호재로 여겨진다.

도내 카지노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볼 땐 초대형 복합리조트의 등장이 오히려 국내 카지노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다만 현재 제주의 외국인 카지노는 드림타워와 서귀포시 소재 '제주신화월드' 등 2곳을 제외하면 규모가 영세한 편이고 상대적으로 접근성도 떨어진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의 초대형 카지노가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란 의견도 있다.

특히 도내 카지노 업계에선 인스파이어의 등장에 따른 고객 이탈뿐만 아니라, "가뜩이나 구인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인력 유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제주카지노 3사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작년 12월 기자회견에서 "80~90%의 종사자가 줄어 운영 자체가 어려울 정도"라며 "인스파이어의 채용 조건이 좋은 게 아니라 제주도 카지노 노동 환경이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도내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인스파이어 개장 전 카지노뿐만 아니라 숙박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력이 빠져나간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문성종 제주 한라대 관광경영과 교수도 "카지노 인력은 팀 단위로 움직이기 때문에 (인스파이어 카지노 개장에 따른) 인력 유출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카지노 산업=도박'이란 인식에서 벗어나 자연환경 등 도내 다른 관광산업과 연계한 콘텐츠로 육성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집중하고 늘어난 매출은 카지노 종사자들의 처우 개선에 우선적으로 투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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