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판 뉴딜’을 선언하면서 “탄소의존 경제를 저탄소경제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의 양대 축의 하나인 ‘그린뉴딜’(Green New-Deal)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저탄소 경제는 그동안 수없이 여기저기서 얘기되던 용어이지만 대통령의 무게감이 실리면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올랐다. 그린뉴딜을 쉽게 정리하면 풍력과 태양광으로 대량 생산한 전기를 가정과 기업으로 보내 불을 밝히고 기계를 돌아가게 하며 전기자동차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인구 5000만 명과 세계10위의 경제력을 가진 한국이 화석연료를 쓰지 않고
테슬라 자동차 CEO 일론 머스크는 2020년 지구촌 최고의 뉴스메이커일 듯싶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젯거리다. 지난 7월 4일은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다. 그날 흑인 랩가수 카니예 웨스트가 트위터를 통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머스크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고 화답해서 미국 사회에 뉴스 토픽을 제공했다. 6일에는 머스크가 테슬라를 상징하는 빨간색 의류 아이템 쇼트쇼츠를 한정판으로 내놓았다는 트위터 문자를 날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머스크가 연관된 뉴스의 절정은 6일 월스트리트를 경악하게 한 테슬라자동차의
한라산 자락 30만 평에 자리 잡은 제주대학교 캠퍼스는 두 종류의 가로수가 봄과 여름을 상징한다. 3월 말에 피는 벚꽃 길과 6월에 꽃피는 구실잣밤나무 가로수다. 사나흘 활짝 피었다 낙화하는 벚꽃보다는 사시사철 짙푸른 구실잣밤나무 그늘에 더 점수를 주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데 이 구실잣밤나무가 요즘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는 모양이다. 6월 17일자 ‘제주대신문’에 구실잣밤나무 이야기가 실렸는데, ‘봄·여름의 애물단지 구실잣밤나무’라는 제목이 붙었다. 제주대가 자랑스러워할 만한 좋은 가로수 숲길인데, 왜 이런 부정적인 기사가 나왔을까
백인 경찰의 가혹행위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졌다. 경찰관이 무릎으로 목을 조이자 “숨을 쉴 수 없다”고 절규하며 죽어간 흑인에 대한 동정과 분노가 흑인은 물론 백인 사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이 시위는 ‘흑인의 생명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이름을 얻으며 사회 운동으로 미국 방방곡곡으로 확대되었고 영국 등 유럽 국가에도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흑백 버스좌석 분리에 반기를 든 흑인 여성
'G7'을 개편 확대하여 'G11'으로 만들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제안에 문재인 대통령이 “좋다”고 맞장구쳤다. 어떤 복안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라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 정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판단에 기초한 반응으로 읽힌다. 트럼프의 G7 개편 구상은 중국에게 예민한 문제여서 한국 외교가 짊어져야 할 짐도 가볍지 않을 것 같은데, 대통령이 이렇게 명쾌하게 결론을 내린 건 구구한 논란을 막는 효과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30일(미국시간) 스페이스X의 유인우주선 발사에 참관하고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워싱
코로나19 사태 수습 정책의 하나로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것을 계기로 기본소득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핀란드가 일부 계층을 상대로 실험지급을 하다가 중지했을 뿐 기본소득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국가 단위는 아니지만 미국 알래스카주가 석유수입 배당금을 주민에게 지급하고 있어 한국의 국민기본소득 논쟁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의 인용 사례가 되고 있다. 1986년 여름 미국 알래스카로 유전 취재여행을 간 적이 있다. 푸르도베이 유전에서 하루 160만 배럴의 석유가 터져 나오면서 알래스카 경제는 석유 위를 헤엄치다시피 할 때였다. 알
오월 중순의 제주도는 어디를 가나 밀감 꽃향기로 코끝이 상쾌하고 감미롭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공항 출구에서 발열체크뿐 아니라 축산 방역 소독 등으로 조금 살벌한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공항 밖으로 나가면 제주 섬은 한가롭다. 연간 1500만 명이 밀려들어 과잉관광의 상징이 됐던 섬이 이렇게 조용해진 것은 코로나19의 폐해로 봐야 할까, 아니면 덕택으로 봐야 할까. 비교적 평탄하면서도 해변이 아기자기한 올레 4코스에는 단체관광객의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는 온데간데없고 가끔 혼자 또는 커플이 걸어가는 풍경만 볼 수 있었다. 표선 백사장에서
지난 주말 인왕산에 올라갔다. 희누런 소나무 새순들이 하늘을 향해 삐죽삐죽 솟아올랐고, 도성 담벼락 틈에서 자란 이름 모를 식물이 노란 꽃을 피웠다. 5월의 인왕산에서 자연의 건강한 리듬과 회복력을 보았다.산꼭대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냥 손에 쥔 채 맑은 공기를 놓칠세라 마시는 사람도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코로나19 방역 지침과 분위기에 갇혀 있던 사람들에게 올해 삼사월은 ‘잔인한 계절’이었거나 당시(唐詩)의 한 구절처럼 ‘春來不似春’(봄이 와도
바이러스 전문가들은 감염을 걱정하고, 정치인들은 경제, 즉 먹고사는 일을 걱정한다. 그런데 30일부터 시작되는 황금연휴를 앞두고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방송TV앞에서 국민들을 향해 “제주로의 여행을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고 말했다. 관광업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주는 제주도, 그곳 최고 행정책임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다니, 평소 같으면 “도지사 미쳤다. 당장 끌어내리라”는 여론이 빗발쳤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도 내외 여론은 잠잠한 것 같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 심리적 공포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말해준다.
올해 봄은 왜 이리 화창하고 공기마저 깨끗할까. 지난 일요일 서울 둘레길 우면산 코스를 걸었다.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이 또렷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해 봄에는 미세먼지가 공기를 가득 채워 남산 타워를 선명히 볼 수 있는 날이 드물었는데 말이다. 이게 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공장과 자동차를 스톱시킨 덕택이라면 얼마나 역설적인가. 지하철과 거리는 온통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들이다. 이럴 땐 틈을 내어 걷는 게 좋겠다. 어쩌면 걷기 습관을 들이는데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하루 평균 8000보를 꾸준히 걷는 사람은 4000보를 걷는 사
3월 초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減産)합의 실패로 유가가 폭락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다, 휘발유 값이 내릴 것이다”라는 트위터 글을 날렸다. 그 후 “휘발유 값 하락은 여태 없었던 가장 큰 감세”라는 글을 올렸다. 3월 내내 이렇게 유가폭락을 방관하던 트럼프가 지난 2일 모하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 미국 내 석유업자들이 망한다고 아우성치고 미국 관리들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했던 모양이다. 왕세자와 통화한 후
바이러스 위세 앞에 올림픽도 주저앉고 말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이 지난 24일 전화통화로 오는 7월 24일 개막 예정인 2020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일본정부와 IOC 간에 오간 구체적 논의는 알 수 없지만 아베 총리가 연기를 요청하고 바흐 위원장이 동의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3월 중순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와 바흐 위원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수그러지기를 기대하며 올림픽의 올해 개최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따라서 올림픽 연기는 국제적 권위를 가진 IO
[자료] 김수종 위원 © News1 송원영 기자우한(武漢)발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뒤덮어가고 있다. 에티오피아 외무장관 출신으로 중국 눈치를 보며 어물쩍거리던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이 뒤늦게 ‘세계대유행’(Pandemic)을 선언했고, ‘외국산 바이러스’ 운운하며 문제없다는 듯이 대책에 늑장을 피우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뉴욕증시가 폭락하자 허겁지겁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발생국 중국이 초반에 확산을 막지 못해 세계로 퍼져나간 바이러스는 유럽과 미국을 감염공포로 몰아넣으며 실
[자료] 김수종 위원 © News1 송원영 기자독일 하면 한국인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아마 자동차를 잘 만드는 나라의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독일은 현대 기계 공학의 본산으로, 그 백미(白眉)는 자동차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의 정체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제 자동차를 정말 많이 보게 된다. 한국에 앞서 미국은 1980년대 ‘여피(yupie)’로 불리는 젊은 도시 전문직 종사자들이 독일 자동차 구매 붐을 선도했고, 21세기에는 중국 등
© News1아시아는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난리인데, 미국에선 대통령 예비선거전으로 정신없다. 올해 11월 3일이면 도날드 트럼프가 계속 워싱턴의 백악관 주인 자리를 지키느냐, 아니면 악담을 늘어놓으며 플로리다 골프별장으로 돌아가느냐가 결정된다. 예비선거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거치는 과정이지만, 여당인 공화당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따 놓은 당상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인과 전 세계인의 관심은 누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해서 트럼프와 승부를 펼치느냐에 쏠려 있다.“뉴햄프셔가 가는 데로
© News1 한라산의 높이는 1950m다. 하지만 날카로운 봉우리가 없는데다 방패처럼 둥그스름한 형태여서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어린 시절 제주에서 자라서 그런지 더더욱 한라산이 높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한라산이 높아 보일 때가 있다. 해변에 봄기운이 살짝 감돌면서 백록담 정상이 눈에 덮인 2월이다. 2월 어느 맑은 날 한라산을 바라보면 아름답고 높다. 산을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당장 남한 최고봉에 올라가고 싶어질 것이다. 1901년 한라산 높이를 처음 측정한 사람은 독일의 지리학자이자 신문기자였던 지그프
“우리는 어딜 가나 특이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체르노빌 사람들’ ‘체르노빌 어린이’ ‘체르노빌 피난민”이라며 배척당했다. 나는 어린 딸을 데리고 민스크에 사는 여동생 집으로 찾아갔다. 동생은 모유를 먹이며 아기를 키우고 있었는데, 우리를 집안으로 못 들어오게 했다. 딸과 나는 기차역에서 잤다.“2015년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에비치가 쓴 책 ‘체르노빌의 목소리’에 나오는 한 대목이다. 이 책은 1986년 4월 26일 일어난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로 벨라루스 공화국 내 485개 마을이 방사능에 심하게 오염되
2020년 새해 벽두 두 대의 비행기가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하나는 미군이 이란의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를 암살하는 데 사용한 드론 ‘MQ-9 리퍼’이고, 다른 하나는 이 암살 사건 여파로 이란 미사일에 맞아 176명의 탑승자와 함께 풍비박산이 난 보잉737 여객기다. 드론, 여객기, 미사일이 더욱 많아질 세계의 하늘은 더욱 위험해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맺은 핵합의를 폐기한 것은 2018년이었다. 그해 미국·이란 관계가 험악해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미국을 위협하지 말
© News1 해운회사 ㈜KSS의 창립 50주년 행사가 지난 1월 3일 저녁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다. KSS가 종업원들에게도 배당 개념의 보상, 즉 ‘이익공유제’를 실행하고 있다는 설명을 설립자 박종규 명예회장으로부터 들은 바 있어, 박 회장의 전화 초청을 받고 이 기념식에 구경 갔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행운권은 나를 피해 달아났지만, 그날 밤 내 눈에 명멸했던 동영상 속의 2개의 숫자와 젊은 보컬그룹이 부른 흘러간 발라드 한 곡이 매우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는다. 숫자는 ‘50’과 ‘300’이고, 팝송은 프랭크
새로운 10년이 시작된다는 의미에서 ‘2020년’은 그 의미가 깊다. 지난해 익숙하게 들으면서 살았지만 막상 달력이나 문서에 2020이 적혀 나오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21세기를 맞고 나서 20년이 흘렀다니 세월의 빠름을 실감한다. 반도체 칩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이 2000년을 인식하지 못하고 1900년으로 오인해서 전산 시스템이 엉망이 될지 모른다는 '밀레니엄버그' 또는 'Y2K 문제'라는 말을 들으며 1999년을 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2020년은 경자(更子)년이다. 십간십이지(十干十二支)로 쥐띠 해다. 쥐는 십이지(十二